바로가기 메뉴


병원 진료시간
평   일 : 09:00 ~ 18:00
토요일 : 09:00 ~ 13:00
일요일, 법정휴일 휴무
대표전화
032.571.9111

칼럼

칼럼

프로포폴이 뭐길래 [천영훈 원장]

페이지 정보

작성자 : 관리자

작성일 : 18-12-12 17:32 조회 : 3,443회

본문

프로포폴이 뭐길래?                                                               


작년부터 신문지상을 떠들썩하게 하던 연예인들의 프로포폴 중독이 올해까지도 이어지고 있습니다. 약물 중독 소위 마약류에 중독된다는 것은 조폭들이나 혹은 극히 일부의 사람들이 집안에 숨어서 폐인 같은 생활을 하는 걸로만 알았는데 우리가 매일 TV에서 얼굴을 마주하고 있는 연예인들이 약물 중독이라니요? 보통 사람으로써는 잘 이해가 가지를 않습니다.

 

프로포폴이 원래 마취제라고 들었는데 맞나요?

네 맞습니다. 프로포폴은 이미 상당히 오래 전부터 마취과 분야에서 사용되어 온 약물입니다. 성형외과적 시술과 피부 미용의 급속한 발전으로 인해서 최근 들어 그 사용 빈도가 급격하게 증가한 약물이기도 하구요. 기존에 사용하고 있던 다른 마취제들에 비해 작용 시간이 빠르고 보다 깔끔하게 회복되는 것은 물론 마취 중 호흡 마비의 위험성이 적다는 이유로 의사들이 많이 선호해 온 것도 사실이죠. 실제로 전신마취 중 사망률이 전신마취를 받은 10만명 당 1, 다른 마취제로 마취했을 경우엔 10만명 당 약 11명의 빈도인데 비해 프로포폴로 마취를 한 경우에는 16만명 당 1명 정도가 사망할 수 있다고 보고되고 있으니 보다 안전한 마취제라 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프로포폴이 다른 마취제에 비해 선호되었던 중요한 이유 중의 하나는 기존의 다른 마취제들이 자칫 약물 중독으로 인한 오남용의 위험성이 있을 수 있음에 비해서 프로포폴은 그러한 위험성이 훨씬 적을 것이라는 기대 때문이기도 했습니다. 최근 들어 프로포폴의 사용이 엄청나게 증가하게 되면서 이로 인한 중독자들이 대거 출현하기 전까지는 말이죠..

 

안전하다던 프로포폴이 왜 문제가 되기 시작한 거죠?

1986년 마취과 영역에서 이 약물이 사용되기 시작한 이례로 첫 프로포폴 중독 사례가 보고된 것은 1992년이었습니다. 이후 몇 차례 해외 학술지를 통해서 프로포폴 중독 사례들에 대한 보고가 올라오기는 했지만 거의 대부분이 평소 이 약물을 가까이 접하게 되는 의사나 간호사 등 의료인들이 중독된 경우들이었습니다. 그러던 중 2009 6월 유명 팝스타인 마이클 잭슨이 이 약물로 사망한 것으로 밝혀지면서 세간의 주목을 받게 되면서 일반인들의 프로포폴 중독 및 오남용 가능성이 대두되기 시작한 것입니다.

사실 우리나라에서는 이보다 훨씬 이른 시기부터 프로포폴 중독에 대한 언론의 보도들이 있어왔습니다. 이미 2003년도에 프로포폴 중독으로 인한 사망사례가 보도된 바 있으며 이후에도 프로포폴 중독자들에 의한 프로포폴 탈취사건, 강남 일대에서 이루어지는 소위 주사 아줌마들에 의한 무분별한 투약 행위 등이 꾸준히 방송을 타고 있었습니다. 국내의 경우 외국의 사례들과는 달리 이미 이른 시기에 프로포폴에 접근이 용이한 전문 의료인에 국한된 것이 아닌 일반인들의 중독 사례들이 보고되어 왔던 것이지요. 2008년도에도 일반인들에게까지 확산된 프로포폴 오남용 문제가 대대적으로 방송을 탄 적이 있었으며 어찌되었건 이미 늦은 감이 있지만 2011년에 이르러서 식품의약품안정청 산하의 중앙약사심의위원회는 프로포폴을 향정신성의약품으로 분류하여 규제에 나서게 됩니다. 하지만 여러분들이 방송을 통해서 심심치 않게 접하고 계시듯이 이러한 규제에도 불구하고 여러 유명 연예인들의 프로포폴 오남용 보도들이 끊이지 않고 있고 프로포폴의 국내 사용량 또한 꾸준하게 증가하고 있는 것이 현실입니다.

 

프로포폴이 향정신성의약품으로 지정이 되었다면 수면내시경 등을 할 때 이 약물로 마취를 받게 되면 프로포폴 중독자가 되는 것인가요?

 

그렇지는 않습니다. 앞에서 말씀 드린 것처럼 프로포폴은 기존의 다른 수면마취제에 비해서 보다 안전한 측면을 가지고 있는 것은 사실입니다. 마치 술을 마신다고 해서 모든 사람이 다 알코올중독자가 되는 것은 아닌 것과 마찬가지라고 보시면 됩니다. 하지만 음주 빈도와 양이 늘어나면 늘어날 수록 알코올 중독에 빠질 위험성이 증가하는 것처럼 이런 저런 불필요한 시술들로 인해서 프로포폴 투여가 늘어나면 그만큼 위험성도 증가하게 되는 것이지요.

애초에 이 약물이 개발되고 기존의 다른 마취제들을 대체해서 사용하기 시작할 당시에는 전혀 생각지 않았던 중독성과 오남용의 문제가 불거지게 되면서 의학계에서도 이에 대한 활발한 연구들이 이루어지고 있는 상황입니다.

이 약물을 투여 받은 모든 이들이 중독이 되는 것은 아니지만 지금까지 발표된 연구결과들을 종합해 볼 때 프로포폴은 명백한 중독성을 지니고 있는 것은 분명합니다. 이미 동물 실험을 통해서 밝혀진 바로는 약물 중독에 있어서 핵심적인 역할을 하는 대뇌의 보상계에 프로포폴이 영향을 끼쳐 중독을 유발하는 것으로 밝혀졌으며 그 동안 보고된 프로포폴 중독자들에 대한 사례 보고에서도 일단 프로포폴에 중독되게 되면 점점 그 사용량이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게 되는 내성과 이 약물의 사용을 중단하게 되었을 때 발생하게 되는 금단 증상들이 확인된 바 있습니다. 특히 급격한 약물 내성이 생긴다는 것은 그 약물의 투여량이 향후 치사량까지 증가하게 될 경우 호흡 마비 등으로 인한 사망에 이를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프로포폴을 투여 받은 사람들이 다 중독자가 되는 것이 아니라면 어떤 사람들이 중독에 빠지기 쉬운 걸까요?

프로포폴이 다른 마취제에 비해 갖는 장점들로 인해서 무조건 프로포폴을 사용하지 않는 것만이 능사는 아닐 것입니다. 모든 약물에는 나름의 치료 효과와 그에 수반하는 부작용을 지니고 있기에 이러한 장,단점을 고려하여 꼭 필요한 환자에게 적절하게 투여하는 것이 무엇보다도 중요하겠지요. 어떠한 특성을 지닌 사람들이 프로포폴 중독에 빠질 위험성이 높은지를 미리 알 수 있다면 사람들이 이 약물로 인한 중독에 빠지는 일을 미리 예방할 수 있겠습니다만 아쉽게도 현재로선 이에 대한 체계적인 연구나 명백한 위험인자는 밝혀지지 않은 상황입니다.

그렇지만 최근까지 의학계에 보고된 사례들을 종합해볼 때 다음과 같은 상황일 경우 프로포폴 중독에 빠지기 쉬운 고위험군으로 분류해 볼 수 있으며 투여에 신중을 기할 필요가 있습니다.

 

1) 직업군: 의료관련 종사자, 연예인, 교대 근무자, 유흥업소 종사자

2) 성격적 특성상 목적 지향적, 자극 추구형, 독립적 성향을 지닌 경우

3) 가족 구성원들 중에 알코올 혹은 약물 중독을 지닌 가족이 있는 경우

4) 자신이 이전에 혹은 현재 알코올 및 약물 중독 문제가 있었던 경우

5) 만성적인 불면증에 시달리고 있는 경우

6) 만성 통증 환자(특히 두통)

7) 우울, 불안 등 두드러진 정서적 문제를 지닌 경우

8) 만성적인 스트레스에 시달리는 경우

 

그럼 프로포폴 중독이 되지 않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요?

정부에서는 향후 프로포폴의 유통단계에서부터 보다 철저한 감시를 해나갈 예정이며 대한의사협회에서도 프로포폴을 처방하게 되는 의사들에 대한 교육과 프로포폴의 투여를 위한 지침 등을 만들어 나가고 있습니다. 하지만 무엇보다도 불필요한 성형외과, 피부과적 시술들을 피하고 나에게 꼭 필요한 시술만을 받도록 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전세계적으로 널리 쓰이고 있는 프로포폴이 유독 한국에서 더욱 심하게 문제가 되며 일반인들에게까지 중독이 문제가 된 이면에는 무분별한 시술의 남용이 기여한 바가 큽니다. 2011년 국제성형학회(ISAPS)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인 77명 중 1명꼴로 성형수술을 받은 것으로 드러나 인구 대비 성형수술 횟수 비교에서 한국이 1위를 했다는 점은 시사하는 바가 큽니다. 또한 평소 만성적인 불면이나 우울, 불안, 스트레스 등이 중독으로 이끄는 강력한 유발인자로 작용하는 만큼 이러한 문제들을 보다 근본적으로 해결하기 위해 여러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 치료해 나가는 것이 필요합니다.

 

프로포폴 중독이 의심된다면 어떻게 해야 하나요?

만약 나 자신이 아니면 주변의 누군가가 과다하고 반복적으로 마취를 요하는 이런저런 시술을 받고 있다면 한 번쯤 중독 여부를 의심해 보아야 합니다. 나도 모르게 프로포폴을 투여 받고 싶은 갈망이 느껴지는 것도 중요한 위험 신호입니다. 모든 질병이 그렇듯이 약물 중독 또한 얼마나 초기에 적절한 치료를 시작하는가가 중요합니다. 더군다나 중독의 단계에 들어가면 이미 뇌 내에 약물에 의한 변화가 초래된 상태이기에 내 의지와 결심만으로는 중독이라는 질병에서 벗어나기 불가능하며 전문적인 치료를 필요로 합니다. 만약 프로포폴 중독이 의심된다면 언제든 집 근처의 가까운 정신건강의학과를 찾아가셔서 일단 상담을 받아 보시는 것이 가장 현명한 방법입니다. 또한 ()한국마약퇴치운동본부에서는 프로포폴을 비롯한 제반 약물 중독에 대한 전화 상담이 가능한 만큼 이를 이용해 도움을 받으실 수 있습니다.

 

 


모바일 버전으로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