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알콜중독자일까? [남동현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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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관리자작성일 : 18-12-13 17:57 조회 : 4,919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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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알콜중독자일까?
과거에는 ‘알코올중독자’라는 용어를 도덕적 관점에서 비난의 의미로 사용하고는 했다. 음주 후 발생하는 폭력, 공격성, 감정조절 장애와 같은 행동문제, 가족들에 대한 신체적, 언어적 학대 및 이를 모두 포괄하는 무책임하고 퇴행된 모습을 일컬을 때 ‘알코올중독’으로 명명 지었다. 또한 의지적인 관점에서 바라보기도 했는데 음주 후 여러 폐해에도 불구하고 반복적으로 음주하는 사람이나 때로는 단주(향후 음주의 중단)를 결심했음에도 그것을 스스로 어기고 또다시 음주의 늪에 빠지는 사람을 일컫기도 했다. 당시에는 이러한 사람들에게 의지 박약자 혹은 성격 파탄자라는 프레임을 씌우고 당연히 사회로부터 완전히 격리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의견이 대다수였다. 즉 알코올중독이라는 상태를 회복이나 치료가 불가능한 일종의 성격적 개념으로 바라봤다.
그러나 1950년대에 들어 미국에서부터 변화의 흐름이 나타나기 시작했는데 알코올중독의 문제는 그저 성격적 문제가 아니라 치료가 필요한 일종의 질병임을 선포한 것이 바로 그것이다. 점차적으로 전 세계적인 알코올 문제의 개념과 인식이 달라지기 시작했으며 뒤이어 우리나라에서도 1980년대에 들어 비로소 알코올중독이 질병임을 공식적으로 인정하게 됐다.
알코올중독은 세부적으로 알코올 남용과 알코올 의존의 두 가지 상태로 구분하기도 한다. 먼저 알코올 남용은 음주 후에 반복적으로 사회생활과 가정생활에 문제가 발생하거나 자신의 건강이나 신체 문제가 발생함에도 불구하고 반복적으로 음주를 하거나 사법적인 문제가 반복되는데도 음주가 멈춰지지 않는 등의 상태를 일컫는다. 둘째로 알코올 의존은 술 자체에 대한 심리적, 신체적 갈망이 더 심해진 상태를 말하는데 음주가 지속되면서 더욱 과량의 술을 요구하게 되고 더 이상 술이 몸에 들어오지 않으면 손 떨림, 식은 땀, 불면증 등의 금단 증상이 나타나기도 한다. 또한 술을 끊으려 노력하는데도 불구하고 도저히 스스로의 힘으로는 조절이 되지 않으며 오로지 술을 마시기 위해 일상의 많은 시간과 노력을 소비하는 등등의 상태가 된다. 만일 알코올 의존 상태가 되면 우리 몸의 뇌신경 전체가 술에 대한 신체적 의존에 빠지기 쉽기 때문에 스스로의 노력만으로는 헤어 나오기가 쉽지 않다. 그러므로 이러한 상태에서는 하루라도 빨리 진료나 상담을 찾을 필요가 있으며 때로는 집중적인 입원치료가 요구되기도 한다.
최근 들어 알코올 중독에 대한 진단체계에 약간 변화가 있기도 했는데 앞서 말한 알코올 남용과 알코올 의존을 통틀어 알코올 사용장애로 명명하고 알코올 중독 질환자의 영역을 더 폭넓게 정의했다. 이러한 진단체계의 변화로 인해 우리 사회의 문제 음주자를 찾아내고 진료하는 데 더 많은 도움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알코올 중독 질환은 단순히 알코올 자체 문제에만 그치는 병이 아니다. 알코올 중독 문제가 발생하게 되면 우울증, 각종 불안장애 및 반사회적 행동과 성격문제가 쉽게 동반될 수 있다. 또한 이것은 가족 전체의 질환으로 바라봐야 하는데 가족 구성원 모두가 알코올 중독자의 영향을 받아 각종 신경증과 성격장애에 시달릴 수 있으며 때로는 문제가 다음 세대까지 대물림 되기도 한다. 그러므로 자신이나 주변에 음주 문제가 의심되는 상황이 있다면 많은 관심과 경각심을 가지고 정신건강 전문가 혹은 중독질환 전문가에게 도움을 요청할 필요가 있다.
[홍주일보] 2018/10/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