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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동걸린 행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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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참사랑병원 작성일12-10-19 16:34 조회4,787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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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동걸린 행복


다이어트를 해 본 적이 있는가?
그리고 다이어트 계획을 세우면 매 번 실패하는 이유를 아는가?
지금 당신이 있는 장소의 주변을 한 번 묘사해 보라.
아마도 나의 이런 주문에 주위를 한 번 휙 둘러보면서 눈에 보인 것들을 차근차근 말 할 것이다.

그럼 다른 요구를 해 보자.
당신이 살고 싶은 상상의 집을 한 번 묘사해 보라.
아마도 당신은 지그시 눈을 감고 당신 머릿속에 그려져 있는 상상의 집을 구체적으로 설명해 낼 것이다.

신기하게도 우리는 직접 보지 않고 상상만 하는 것으로도 지금 보고 있는 것처럼 머릿속에 그림이 그려진다. 그 이유는 시각피질이라는 불리는 외의 영역은 마음의 눈으로 어떤 모습을 탐색할 때도 눈으로 그 사물을 실제로 볼 때와 마찬가지로 활성화되기 때문이라고 한다.

물론 청각도 마찬가지다.
실제로 애국가를 들을 때와 마음속으로 그 음을 새길 때도 똑같이 청각피질이 활성화된다고 한다. 이렇게 상상만으로 보고, 듣는 데도 우리 몸은 실제로 보고 듣는 것과 똑같이 반응한다.
하지만 실제로 보면서 어떤 다른 것을 상상하는 것은 어떨까?

고양이를 보고 있으면서 호랑이를 묘사해 보라.
실제자극과 상상의 자극이 함께 오면 실제자극이 우선이라고 한다.
그러니까 고양이를 관심 있게 보고 있으면서 호랑이를 머릿속에 그리기는 어렵다는 것이다.
그것이 바로 우리가 상상을 할 때 눈을 감는 이유다.
밖의 실제의 모습들을 차단해야만 상상의 모습들을 위해 온전히 시각피질이 활성화 되는 것이다.
그리고 여기서 바로 당신이 다이어트에 실패하는 이유가 있다.

‘내일부터는 매일 두 시간씩 운동해야지.’

‘내일부터는 저녁을 안 먹어야지.’

적어도 이런 결심 한 두 번 안 해본 사람은 없지 않을까?

그리고 이런 결심은 꼭 배가 부를 때 한다. 배가 잔뜩 불러서 많이 먹은 것에 대한 후회가 많은 때 더욱 다이어트에 대한 결심을 굳힌다. 그리고 그 결심을 할 당시에는 정말 잘 될 것 같다.
우리는 모르고 있었던 것이다.

배부른 상태에서 할 수 있을 것 같은 혹독한 다이어트가 배고픈 상태에서는 또 달라 질 수 있다는 사실을 말이다. 마치 직접 고양이를 보면서 호랑이를 상상할 수 어려운 것처럼 배부른 상태에서는 배고플 때의 마음을 절대 상상할 수 없다.

시각, 청각과 마찬가지로 우리의 감정 또한 실제의 기쁜 감정과 기쁨을 상상했을 때의 감정의 활성화 되는 부위는 같다. 문제는 이렇게 실제 감정과 상상을 통한 감정의 활성부위가 같기 때문에 구별이 어렵다는 것이다.

피곤하고 지친 사람에게 내일 등산을 할 것이라고 애기해보라.
아무리 등산을 좋아하던 사람도 그다지 흥에 나 하지 않을 것이다. 이는 등산을 좋아하는 상상의 감정이 현재 피곤하고 지쳐서 짜증스러운 감정과 혼동이 되어 등산 자체가 흥미가 떨어진다고 느껴질 수 있다는 것이다. 지치고 짜증난 마음이 지배하고 있는 속에서 행복한 감정을 절대 상상할 수가 없다. 배부른 사람이 배고플 때를 상상하지 못하는 것처럼 말이다.

아론 벡은 우울한 사람의 주요 세 가지 특징으로 우울한 사람은 자신의 대해 매우 낮은 평가를 하고, 세상에 대해서 사사건건 부정적인 생각을 하며 미래에 대해 아주 비관적인 전망을 한다고 한다. 그럴 수밖에 없지 않을까? 우울한 감정의 지배 속에선 우울한 상상외의 다른 감정은 들어올 수 없는 것이다. 이것이 바로 당신이 지금 행복해야만 하는 이유이다.

당신은 혹시 매사가 짜증스러운가?

하루의 일상이 재미없고, 지루하게만 다가오는가?

당신이 접하는 모든 일들이 모두 우울한가?

그렇다면 그건 세상이 우울한 것이 아니라 당신이 우울의 색안경을 끼고 있는 것이다.
지금 행복해라. 어쨌든 지금 기분을 업 시켜보라.
억지로라도 웃어보라. 지금 즐겁다고 거짓말이라고 해보라.
지금 힘들게 좋아진 기분이 발동이 걸려, 내일은 저절로 행복해질 것이다.
그러니 당신은 발동만 걸면 되는 것이다.

그러면 당신은 행복의 고속도로를 달리게 되는 것이다.
                                                                                 
                                                                           인천참사랑병원 신경정신과 전문의 김미재 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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