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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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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명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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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참사랑병원

작성일 : 13-01-11 10:34 조회 : 4,600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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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하는 커플들을 보고 있노라면 두 사람이 남매처럼 닮은 경우를 많이 보게 됩니다.
그런 경우 우리는 대개 '천생연분인가보다'라는 말을 주로 씁니다.
그래서 커플들에게 '닮았다'라는 애기는 어쩌면 최고의 찬사 중 하나일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러나, 심리학적으로 따져서 본다면
그건 그다지 천생연분의 인연으로 여겨지는 귀한 현상은 아닙니다.
우리가 모르고 있을 뿐, 그 속엔 그럴 수밖에 없는 필연적인 이유가 숨겨져 있습니다.

우리가 어떤 이에게 반하는 속마음은 두 가지의 기전으로 나타납니다.

첫째는, 나르시스틱 욕구의 충족입니다.
그리스 로마 신화 속에 나르키소스라는 잘생긴 청년이 냇물 속에 비친 자신의 모습에 반하여
물에 빠져 죽었다는 애기가 있습니다.
꼭 그 같은 이유로 우리는 우리 자신과 닮으면 닮을수록 예쁘다고 생각하는 무의식이 작용합니다.
그래서 '제 눈에 안경'이란 말처럼 각자 매력을 느끼는 상대가 따로 있게 됩니다.

여기서 우리는 잘나고 멋진 탤런트들이 부럽지 않은 이유가 있습니다.
장동건은 장동건처럼 잘 생긴 여자에게 매력을 느끼겠지만,
찐빵처럼 생긴 사람은 또 찐빵처럼 생긴 이성에게 매력을 느끼게 되어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난 못생겨서 사랑 받을 자격이 없어'라는 말은 절대로 틀린 말입니다.
세상 여자의 반은 예쁜 여자이고, 나머지 반은 예쁘지 않은 여자입니다.
하지만 세상의 모든 남자는 모두 예쁜 여자와 결혼합니다.
단지 차이가 있다면,
세상 모든 남자의 반은 진짜 예쁜 여자와 결혼을 하고,
 
그 나머지 반은 자신이 예쁘다고 믿는 여자와 결혼을 합니다.

찐빵이면 어떻고, 호빵이면 어떻습니까?
내가 정말 사랑하면 그만 아닙니까?

두 번째 기전은 편안함의 욕구입니다.
얼굴도 자신과 닮은 사람에게 편안함을 느끼지만,
분위기 또한 자신과 자신이 성장해온 가정의 분위기와 비슷한 사람에게 끌립니다.
매번 봐오던 엄마나 여동생, 누나의 얼굴을 닮은 사람을 좋아하게 되고,
성격도 그 비슥한 사람들에게 호감을 느낍니다.

못된 성질의 가족들에 싸여 성장한 사람은 못된 성질에 오히려 편안함을 느낍니다.
맨날 잔소리가 심하고, 신경질이 심한 엄마 때문에 시달리던 아들이 있었습니다.
그렇게 엄마의 심한 잔소리를 지겨워하고, 힘들어 하던 아들이 결혼을 했습니다.

웬걸 희한하게도 자신이 엄마의 가장 싫어했던 부분인
잔소리를 엄청 하는 마누라를 얻어있는 경우가 허다합니다.
의식적으로는 그렇게 싫어하는 부분도
내 무의식적의 편안함의 욕구는 엄마와 똑같은 부인을 마나게 하는 것입니다.

얼마 전 24살의 우울증 여자환자가 입원을 했습니다.
남자친구가 헤어지자고 해서 힘들어서 자살시도를 했고, 끝내 정신과 입원치료를 했습니다.
헤어지려고 했던 남자친구는 여자 친구가 자살소동까지 벌이자 헤어지지도 못하고
병원으로 병문안을 계속 왔습니다.

물론 저와 면담도 했습니다.
그 남자친구와 면담을 하면서 알게 된 사실은,
남자친구는 현재의 여자 친구가 두 번째 사귄 사람이었습니다.
첫 번째 여자 친구는 노래방 도우미를 하는 것이 목격되었고,
이 남자친구가 헤어지자는 절교를 선언하자 자살을 했다고 했습니다.

그리고 지금의 여자 친구 또한 헤어지자니까 죽겠다고 합니다.
어떤 사람은 말합니다. 정말 기구한 운명이라고요.

하지만 이건 운명이 아니라 필연입니다.
이 남자친구에게 편안한 색깔은 아주 의존적이고 우울한 여성인 것입니다.
이 남자친구가 자신이 이 색깔을 편안해하고 선호한다는 사실을 깨치지 못하는 이상,
이건 운명이라고 단정 지어 버리는 이상, 앞으로 어떤 여자를 만나도
우울증으로 입원할 수밖에 없는 사람을 만날 것입니다.

세상에는 우연을 가장한 필연들이 참 많습니다.
한 번 자신들이 사귀었던 이성에 대해 곰곰이 생각해 보세요.

내 남자친구들은 한결같이 나를 때렸어요.
내 여자 친구들은 모두 명품을 좋아해서 힘들었어요.
난 만나는 사람마다 알코올 중독자네요.
난 왜 꼭 유부남을 좋아하는지 모르겠어요.
전 이상하게 연상의 여자만 사랑하게 되어요.

어떤 분명한 공통점, 내가 이성적으로 절대 원하지 않을 공통점이
분명할수록
나의 무의식이 깊이 관여했다는 증거가 될 수 있습니다.

내가 불행한 배경을 타고 났으니
불행한 사람을 선택해서 불행하게 살 수밖에 없다는
결정론적인 얘기를 하고자 하는 것이 아닙니다.

먼저 알자는 것입니다.
운명이라는 속임수에 속지 말라는 것입니다.
내 팔자가 아니라 단지 나의 무의식의 선택임을 안다면
더 이상 나는 무의식의 속임수에 놀아나지 않을 것입니다.

내가 만나는 남자마다 알코올 중독자라면
이제 더 이상 그것이 운명이고, 팔자가 아니라 내 선택이었음을 인정하자는 것입니다.
나는 술 마시는 분위기에서만 서로 마음을 나누는 진심이 나온다고 생각하는 것은 아닌지,
술이 깬 뒤에 미안해서 더 잘해주는 다정다감함의 매력에 익숙한 것은 아닌지,
술 취한 상태에서 사랑한다고 고백해주는 달콤함을 그리워하는 것은 아닌지를
점검해 볼 필요가 있다는 뜻입니다.

그리고 두 번째는
내 스스로 좋은 분위기의 사람이 되세요.
내 스스로 밝고, 명랑하고, 씩씩한 사람이 되세요
그러면 나의 파장과 기운에 맞는 똑같이 밝고,
 명랑하고 씩씩한 건강한 이성이 내게 나타날 것입니다.
좋은 사람을 만나는 것도,
멋진 사랑을 해서 행복하게 사는 것도,
모두가 운명이 아니라. 나의 선택일 뿐입니다.

                                                      인천 참사랑병원 정신과 전문의 김미재 진료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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