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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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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참사랑병원

작성일 : 12-12-07 18:00 조회 : 3,497회

본문

우리는 언제나 차근차근 많은 고민을 하고 결정을 내리길 교육 받아왔다.
그리고 성급한 결정이 언제나 문제를 일으킨다고 배워왔다.
그러나 과연 그럴까?

혹시 시험을 보다 찍은 답이 틀렸을 때,
'처음 생각한 걸 답으로 쓸걸'하고 후회한 경험이 있는가?

어떤 사람은 사람을 한번만 척 보고도 그 사람의 전방적인 성향에 대해 안다고 한다.
그런 선입견은 옳지 않다고 생각하는가?

말콤 그래드웰은 인간에겐 속성으로 빠른 판단을 내리는 능력이 있다고 한다.
그런 능력은 옛날 수렵, 채지의 생활에서부터 발달 되었다고 한다.
시시 각각 생명의 위협을 받는 상황에서 유용한 정보에 근거하여
재빨리 정확한 판단을 내리는 능력은 생존에 필수적이었다.

우리 뇌는 무언가를 숙고하고 분석하고 분류하는 뇌와,
문제의 심각함을 먼저 살핀 다음 질문을 던지는 또 하나의 뇌의 영역이 있다고 한다.
그리고 이 순간적인 판단은 오랫동안 관찰한 후 내린 결론만큼이나 정확하다고 한다.

그러나 우리는 문명의 사회를 만들어 가면서
더 이상의 생명의 위협을 받거나, 긴장해야 할 순간들이 적어졌고,
그로 인해 뇌에 보고하기 보다 먼저 판단을 내려야 하는 순간판단의 기회는 적어진 것이다.
그래서 우리의 기억 속에서 우리의 순간판단의 능력은
그저'직감'이라는 뜬구름 잡는 듯한 이름으로만 남아 있는 지도 모르겠다.

이 순간판단력은 의식의 세계를 넘어 '적응무의식'이라는 영역에서 담당한다고 한다.
그리고 그 어떤 의식적이고 논리적인 결정보다 더욱 정확하고 현명할 수 있다고 한다.

그래드웰은 얇게 조각 내어 관찰하기(Thin-slicing)의 겨념을 얘기한다.
이는 '경험의 매우 얇은 단편을 근거로 상황과 행동의 유형을 찾아내는 무의식적 능력'이라고 한다.
우리의 무의식은 큰 전체에서 얇게 저민 그 특징 만으로 탁월한 결정을 할 수 있다는 것이다.

우리는 웃고 있는 친한 친구나 동료와 얘기를 하다가도,
'저 친구가 웃고 있지만 어딘지 슬퍼 보여'라고 생각한 적이 있을 것이다.
그것은 당신이 그 친구의 웃음 속에 아주 잠깐의 억제된 슬픔을 읽었던 것이다.
그리고 그 순간판단이 진짜 친구의 마음일 수 있다.

"왠지 저 사람 기분 나빠. 저 사람과 친해지지 마"
누군가가 당신에게 이렇게 말하면 웃어버릴 것이다.
이유 없이 누군가를 미워하면 안 된다는 둥, 그렇게 생각하는 논리적 근거를 대라는 둥 하면서
그렇게 과학적이지 못한 말을 하는 상대를 우습게 생각할 것이다.

물론 그 순간 판단이 틀릴 수도 있다.
그러나 그 판단이 틀렸다고 해서.
미신이라거나 가치 없는 것으로 절대 치부할 수 없다.

우리의 순간 판단이 틀리는 것은,
적응 무의식의 순간판단이 틀려서가 아니라,
우리가 그 능력을 제대로 개발하지 못해서이고,
또 우리가 어떤 편견에 사로잡혀 있기 때문이다.

우리가 이런 순간판단력을 잘 이용할 수만 있다면,
우리는 그 어떤 능력을 가진 사람보다
훨씬 더 많은 일을 하면서
훨씬 더 앞서 갈 수 있을 것이다.

이렇게 많은 정보의 홍수 시대에 살면서
어떤 것은 꼼꼼하게 많은 시간을 들여서 결정하고,
어떤 것은 한눈에 결정해 버리는 것을 적절히 잘 활용한다면
우리는 엄청나게 많은 시간을 절약할 수 있는 것이다.

그럼 이런 순간판단력을 개발하기 위해 어떻게 하면 될까?

먼저 믿어라.
이 순간판단력의 존재가 어떤 심사숙고보더 더욱 정확할 수 있음을 인정하라.
내가 이 무의식의 존재를 인정하는 그 순간부터
내 주위에 존재하는 수많은 '찰라의 결정'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많은 경험을 쌓아라.
정확한 순간판단은 어떤 분야에 있어서 특별한 전문성을 가지고 있어야만 가능한
정말 특별한 본능이다.

수 십 년간 장사를 해 온 사람은
문을 열고 들어오는 손님을 한 번 '척'보고도
그 사람이 물건을 살 사람인지, 아닌지를 금새 알 수 있다고 한다.
그의 전문성과 쌓여온 경험이 그런 정확한 순간판단력을 가지게 만드는 것이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선입견을 배제하라.
우리의 순간판단력이 잘 못 결정되는 많은 부분이 선입견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자신의 선입견이 어떤 것인지를 아는 것이 중요하다.
내가 키 큰 남자를 선호하는 경향이 있다면,
내가 순간 판단을 내려야 하는 상황에서 어떤 키 큰 남자가 개입되어 있다면,
나의 선입견이 가미되었을 수 있음을 먼저 생각해야 한다.

바로 지금부터다.
이제 부터는 아주 미세한 느낌마저도 간과하지 마라

'저기로 가면 음식점이 나올 것 같어'
'왠지 여기서 빨리 피해야 할 것 같어'

이미 우리의 몸은 뇌가 처리하고 판단하기 훨씬 전에
벌써 답을 내놓고 있을 것이다.


                                                                     인천 참사랑 병원 신경정신과 김미재 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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